

University of Southampton
11월 말, 사우스햄톤 대학교에 미팅 차 캠퍼스를 방문해 며칠 머무르던 차였다.
늦가을 같기도 하고 초겨울 같기도 하여 딱히 이름붙일 계절을 찾지 못하고 있던 그 때, 영국이 늘 그렇듯 비가 오락가락하고 제법 으스스 추운 저녁이었는데, 국제팀에서 미리 모셔 둔 사우스햄톤대학의 한국학생회 멤버들을 만나뵈러 빈 강의룸을 찾았다.
한국학생들이 많지 않은 (그래서 학생들은 서로의 관계들이 더욱 더 소중히 여겨진다는!) 사우스햄톤 대학교에도 한국인 소사이어티가 있다. 러셀그룹 대학교인 연구 중심 명문 대학교인데다 어떤 전공들은 타 대학을 고려할 만한 이유가 없을만큼 영국 내 독보적인 위치에 있어서 자격이 되는 한국 학생분들은 특별한 홍보 없이도 알아서들 찾아 지원하고 입학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박사과정은 더욱 더 그렇다.
모든 학생분들을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학생회 장을 맡고 계신 김호건 님과 또 다른 박사과정에 계신 정홍석 님, 예쁜 학부생들 차예린 님, 오승혜 님, 이민혜 님을 ^^ 만나뵐 수 있었다. 영광이었고, 값진 시간을 할애해 준 것에 이 자리를 빌어 한번 더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김호건 님 소개 링크
김호건 님은 사우스햄톤 대학교의 한국학생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분이다.
현재 공학박사과정(PhD in Engineering)에 있고 박사 2년차다. 웃음이 선하고 멋있었던 김호건 님, 함께 어떤 대화를 나눴나.. 기억해 본다.
세이: 연구분야가 뭔가요? 그리고 사우스햄톤 대학교를 선택하신 이유는요?
연구분야는 Race car aerodynamics; Aeroacoustics; 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입니다. 이 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장학금이 확보되었고 내가 원하는 연구를 하기에 좋은 교수님과 분위기를 갖춘 대학이기 때문이예요. 또한 저는 석사를 여기서 한번 밟았기 때문에 벌써 여기서 3년차입니다. 석사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박사를 위해 이 곳에 남았습니다.
세이: 장학금은 어떻게 받게 되셨는지요?
Funding이 보장되는 박사과정 지원공지를 보고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합격된 거고요. 대부분 이 곳에서 박사하는 분들은 장학금 수혜자가 많습니다.
세이: 석사를 쉐필드에서도 하셨다고 하셨는데 대학을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쉐필드는 쉐필드대로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거기선 Aerodynamics and Aerostructures 석사를 했는데 박사과정 연구를 위해 사우스햄톤에서 한번의 석사를 더 하기로 결심하고 학교를 옮겼죠. 날씨가 이곳이 훨씬 좋아서 박사처럼 긴 시간을 보내기엔 사우스햄톤으로 온 것이 잘 했다고 생각됩니다. ^^
세이: 박사과정 중 어려움이 왜 많이 없겠냐마는 가장 큰 것은 무엇입니까?
교수님들도 친절하고 잘 서포트 해주셔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또 대화나누고 할 친구도 있고요. 헌데 늘 박사생들과 모이면 하는 얘기이기도 하고 스스로도 질문하는 것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가?, 잘 하고 있는 것 맞나?’ 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박사과정은 자유롭습니다. 슈퍼바이저와 미팅이 자주 있고 관심을 가져 주지만 대부분 내가 알아서 시간관리와 연구물을 생산해야 하므로 막중한 부담감이 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만큼 종류가 다양하지 않는..음식이요?^^
세이: 네. ^^ 스트레스도 많고 부담이 크겠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축구모임도 있고, 자전거도 타고 운동도 합니다. 간혹은 술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즐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세이: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영국에서 석사, 박사를 하려는 이들에게 혹은 사우스햄톤에 오려고 하는 분들에게요?
사우스햄톤은 유학을 올 대학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영국에서 석사 또는 박사를 하려는 분들에게 저는 ‘뚜렷한 목적성이 없다면 석사, 박사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편입니다. 유학이란 것이 밖에서 보듯 낭만적이고 괜찮아 보이는 면만 지닌 것이 아니라 고통도 따르는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깊이 숙고하고 결정하여야 하죠.
세이: 당연한 말인 듯 싶으나 현재 영국살이 수년차의 연구자로부터 듣는 말씀이라 그런지 조금 더 진심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 영국으로 연구학위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내내 친절하게 질문에 답해 주신 김호건 님.
남은 박사기간동안에도 건강과 학위까지 무사히 잘 챙기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홍석 님 소개 링크
정홍석 님은 사우스햄톤의 ISVR (Institute of Sound and Vibration Research)의 박사과정 3년차에 계신 분으로 마찬가지로 반갑게 인터뷰에 응해 주셨다.
인상적인 조언들과 특히나 아~주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가 강하게 기억에 남았던 정홍석 님과의 대화를 더듬어 본다.
세이: 안녕하세요? 박사과정 몇년차인가요? 또 어떻게 사우스햄톤으로 오시게 되었는지요?
박사 시작한 지 3년하고 반년이 흘렀네요. 저는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바로 이 곳에 박사로 들어왔습니다. 소음연구를 하는 저로서는 ISVR을 이미 알고 있었고 마침 장학금이 달린 프로젝트의 박사 지원을 보고 지원했고 입학하게 되었죠.
세이: Full Scholarship 이었겠군요.
네. 맞습니다.
세이: 이 곳의 박사과정 그리고 연구환경에 대해서 한국과 비교한다면?
한국에서의 연구과정은 자율성이 많이 주어지지 않지만 연구도 독립적이어야 합니다. 반면 영국은 자율성도 주어지고, 슈퍼바이저와의 미팅을 통해 도움도 많이 받습니다. 슈퍼바이저와의 미팅은 주 1회는 합니다. 이런 면에서 영국에서의 연구환경이 조금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도교수와의 관계도 한국이 다소 수직적이라 하면, 영국은 인간대 인간이라고 할까요? 같은 연구하는 사람으로 존중을 많이 받는 느낌입니다. 이러한 점들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죠.
세이: 유학을 통해 석사 박사를 할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공부’는 ‘연구’와 다릅니다.
공부를 잘 한다고 해서 연구의 길로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공부는 있는 학문을 잘 익히면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연구는 Originality를 끌어내야 하는 일입니다. 창조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간혹 공부를 여지껏 잘 해왔다고 해서 당연히 박사의 길로 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는 생각이 아니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세이: 아주 인상적인 조언이네요. 매우 동감하고요. 감사합니다.
이제 정홍석 님의 박사과정이 끝이 보일 때가 아닌가 싶다. 끄트머리로 갈 수록 지금까지 잘 해 왔다는 안도와, 앞으로 남은 큰 산(바이바,논문 등)에 대한 부담이 뒤섞여 어쩌면 힘든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차분하고 강해 보이는 외모와 목소리처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남은 길 잘 걸어 가시리라 믿는다.
화이팅.

오승해 학생은 교육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다.
일찌기 이민오신 부모님 때문에 영국 본머스에서 태어나 자랐다. 헌데 멋있게도?^^ 한국어를 아주 잘 한다. 한국능력시험도 보고 집에서 한국어를 잊지 않기 위해 교육받고 자랐다고.
세이: 사우스햄톤은 본머스에서 아주 가까운데 집에서 더 멀리 있는 대학교로 가고 싶지 않으셨어요? ^^
아니요. 주말이면 집에도 자주 갈 수 있고, 또 추운 북쪽으로는 좀 주저되었어요. ^^ 사우스햄톤 대학교가 교육학으로도 아주 좋아서 선택하는데 어렵지 않았습니다. 대학도 좋고 학과도 마음에 들고 교수님들 친구들도 다 좋아요.
세이: 교육학이니까 졸업후 교사가 되고 싶은가요?
아직 커리어가 확실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교사도 고려해서 최근엔 PGCE 인터뷰를 보고 왔어요. 교사가 되기 위해선 이 과정을 거쳐야 하거든요.
세이: 좋은 결과 얻으시기 바래요!
너무나 예쁜 인상의 승해 학생. 인터뷰 좋은 결과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오는 2017년 오월이면 졸업이다. 대학 마지막 학년을 마음껏 만끽하길~!

차예린 학생은 이제 막 1학년에 입학한 BSc Healthcare: Management, Policy and Research degree 학생이다.
재미있는 것은 강의실에 둘이 함께 등장한 오승해 학생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언니 동생 사이라고 한다. ^^
세이: 반갑습니다. 사우스햄톤대학교 어떤가요?
이제 1학년이라 아직은 얼떨떨하고 잘 모르는 게 많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다 좋아요. 친한 언니도 있고 집도 멀지 않아서 부모님도 자주 뵈어서 아직은 어려운 점은 모르겠어요. 학교도 좋고 학과도 처음에는 저도 교육학이나 다른 전공을 고려했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 전공이 저와 맞는 것 같아요. 잘 따라가다 보니 재미도 있어요.
3학년에는 Placement도 있고 해서 취업면에서도 걱정이 많이 안되는 학과라서 만족하고 있어요.
세이: 한국에는 자주 나오시나요?
집이 영국이다 보니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가면 즐거워요. ^^
이제 막 신입생으로 들어온 티가 마구 나는 앳된 예린학생! 미소가 무-지 귀엽다.
한국에 언젠가 오면 만나고 싶다.
아직 많이 남은 대학생활, 알차게 잘 보내기 바랍니다.

이번에 1학년으로 입학한 Criminology and Psychology 학과 신입생 이민혜 학생. 서로 길이 엇갈려 잠깐 헤매다가 만나서 그런지 마치 여대생들의 깔깔대는 수다처럼 진행되었던 이민혜씨와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유쾌했다.
세이: 요즘 심리학이 그 어느때보다도 핫합니다. Criminology도 예전에 비해서 그렇고요. 언제부터 이 전공에 관심이 있었나요?
중학교 때부터 심리학에는 관심이 있어서 대학을 진학할 때는 심리학과를 가야지 했었어요. 그런데 스무살 지나면서 범죄학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다른 대학교들도 오퍼를 다 받았지만, 사우스햄톤의 이 학과가 유일하게 심리학 society로부터 인증을 받은 곳이었기에 이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세이: 한국 백그라운드인데 파운데이션을 하셨나요?
네. 파운데이션을 런던에서 했고, 입학허가를 받은 다음 저는 특이하게도 GAP YEAR를 가졌습니다. 1년동안 호주에도 있으면서 다른 경험, 공부를 하고 사우스햄톤으로 왔습니다.
런던에서의 파운데이션과정은 제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 덕에 로열홀로웨이 외 런던대학교들 그리고 사우스햄톤까지 좋은 대학교들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세이: 런던생활도 해보셨고, 사우스햄톤도 경험해 보니 어떤가요?
저는 각각이 모두 다른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해요. 런던은 런던 나름대로 장점이 있었지만, 사우스햄톤도 공부하기에 너무 좋아요. 한국인이 적긴 하지만 한국학생회 모임도 2주에 한번 정도 (아직까지는) 가져서 큰 아쉬움이 없고요. 선배(언니, 오빠)들이 정말 좋으세요. 만나면 한국말 하는 것이 큰 기쁨이고요. ^^
또 그 밖에도 학교 자체에서 참여 가능한 Unions이나 Activities가 많아서 런던이 아니어도 적적하지 않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괜찮아요.
세이: 학업을 따라가기 괜찮은가요?
네. 파운데이션에서 다행히 실력을 좀 다질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공부는 빡빡해서 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요. 여름에 한국에 들어가면 파트너 대학교에서 하는 여름 수업을 들을 계획도 있습니다.
시종일관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민혜 학생. 만나고 오면서 ‘또래들 또는 남들과 같은 시간표대로 산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시간표로 근기있게 잘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섯 분과 미팅을 마치고 나온 그 시각.
마침 캠퍼스에선 Christmas 트리를 장식하고 전등을 켜는 라이트온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차가운 저녁, 타지에서 뵙는 한국분들과의 유쾌한 만남탓인가? 트리의 인공조명이 평소보다 괜시리 한층 더 가슴 한켠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듯 싶었다.
저 아름답고 찬란한 불빛들처럼
내년에 다섯분이 향하는 길 또한 밝고 환한 길이기를 조용히 바래본다.
메리크리스마스
SAY
DEC.2016
University of Southampton 한국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