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이입니다.
오늘은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연구 방법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의 연구방법론
The Research Methodology in Social Science Studies
김지희
‘사회과학’(Social Science) 분야에서 ‘방법론’(Methodology)이라고 하면, 보통 ‘질적 연구’ 혹은 ‘양적 연구’ 방법을 생각하고 그에 따른 ‘세부자료수집 방법’(Data Collection Methods) 인 ‘설문조사’(Survey) 와 ‘인터뷰’(Interview)를 떠올리실 거라고 사료됩니다. 한국에서 어떠한 주제로 연구를 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인데요. 하지만, 실제로 학술관련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쓰여지는 방법론은 매우 다양하고 깊이 있는 선 연구가 필요합니다. 특히 영국에서 석사 이상의 학위를 하기 위해서 방법론은 논문작성에 필수적인 요소 입니다.
그렇다면, ‘방법론’이라는 게 뭘까요?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search Design’과 ‘Methods’는 연구 주제에 맞춰서, 혹은 연구 환경의 편의에 따라 단순하게 생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구 당사자가 방법론에 대해 고려를 했든, 하지 않았든, 각각의 연구논문에는 ‘방법론’과 ‘연구질문’(Research Questions)에 영향을 미친 ‘연구철학’(Research Philosophy)이 반드시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연구’라는 것 안에는 그 연구를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보이지 않는 방법론과 철학이 담겨있다는 뜻입니다.
영국 대학의 사회과학 분야는,
‘연구 철학’(Research Philosophy) – ‘방법론’(Methodology) – ‘방법’(Methods)
의 관계와 각각의 연관성을 매우 중시하며, 이는 연구의 신뢰도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자신이 연구한 논문 안에서 특정 ‘연구 철학’, ‘방법론’ 그리고 ‘방법’을 선택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어떠한 연구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특정 연구 철학과 방법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방법론을 연구하는 학자마다 주장하는 바가 달라서 연구 철학과 방법론의 종류와 구분법은 매우 방대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연구자가 자신만의 합리적인 논리로 독자/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국에서 공부하시게 된다면 ‘Justify’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되실 텐데요. 그만큼 연구 당사자의 정당한 근거와 논리가 연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철학이 사회과학 박사논문에서 왜 필요할까?’하는 의문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철학과는 거리가 멀 것만 같았던 ‘경영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론에 대한 구분법을 소개해 드리며, 철학과 연구방법의 관계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연구 철학은 연구자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보여주며, 연구자가 연구 대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Saunders et al. (2016)가 주장하듯, 더 나은 연구철학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연구 질문에 가장 잘 맞는 연구철학과 연구방법론이 존재할 뿐이죠. 연구 철학은 연구 방법론과 연결되고 연구방법론은 세부 자료수집 방법과 자료 분석 방법으로 이어집니다.

The research ‘onion’ (Source: Saunders et al. 2016, p. 164)
위의 양파 모양의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가장 겉면의 철학과 그 다음 면인 이론에 대한 접근방법은 연구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핵심적/근본적 토양이 되고, 그 안의 구성요소인, 구체적인 ‘Research Design Process’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양파의 한 단계마다 연구자는 자신의 선택을 타당하게 설명해야 하는데,이 과정에서 연구 질문과 연구 목적이 연구 철학과 일맥상통해야 하고, ‘Research Design’에 있어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함은 기본이 될 것입니다 (Saunders et al. 2016). 결국 자신의 연구 안에서 그 타당성이 잘 설명되지 못한다면 연구논문 안의 논리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게 되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일관성있는 연구방법론을 쓸 수 있을까요?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이에 대한 주장과 이론도 매우 다양하고 방대하여 한 편의 글에 모두 담아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방법론에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A라는 철학엔 A+라는 특정 접근법 또는 methods를 꼭 써야 한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전통적이며 대조적인 사례를 소개하며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적연구’와 ‘질적연구’라는 전통적인 연구 접근법이 오랜 기간 동안 양대산맥을 이루며 발전해왔습니다. Bryman (2012)이 설명하듯, 양적연구(Quantitative Research)는 자료수집과 자료분석에서 ‘수량’이 강조된 연구이며, 이론을 증명하는 연역적 논리를 펼칩니다. ‘인식론’(Epistemology)적 관점으로는 ‘실증주의’(Positivism)로 구분될 수 있으며, 자연과학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연구철학입니다. ‘존재론’(Ontology)적 측면에서는 아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객관주의’(Objectivism)로 구분되며, 이는 ‘현실’(Social reality)을 외부의 객관적 실체로 인식하고 연구자는 그 현실을 편중되지 않게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반면, ‘질적연구’(Qualitative Research)에서는 연구자가 숫자보다는 ‘말/문자/글’ 등을 중심으로 자료수집과 분석을 하며, 이론을 증명하기 보다는 귀납법을 통해 새로운 이론을 창출하기에 좋은 연구방법입니다(Bryman 2012, pp. 35-36). 이 같은 입장은 ‘실증주의’(Positivism)연구에서 보편적으로 여겨지는 관행과 규범을 거부하고 ‘인식론’(Epistemology)적 측면에서 ‘주석주의’(Interpretivism)를 지향합니다. 다시 말해, 연구자는 각각의 개인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에 더욱 주목합니다. 따라서, 현실을 객관적을 존재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창작물로 바라보며, ‘존재론’(Ontology)적으로 ‘구성주의’(Constructionism)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Bryman 2012, p. 36).

Fundamental differences between quantitative and qualitative research strategies (Source: Bryman 2012, p. 36)
위의 예시는 ‘Methodological approach’-’Epistemological position’-’Ontological position’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입장을 사례로 든 것입니다. 실제로 연구철학을 적용하고 연구질문에 적합한 연구 방법론을 찾는 과정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또한 “양적연구는 ‘Positivism’이다 혹은 ‘Objectivism’이다”라는 도식화도 경계해야 합니다.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 접근 방법과 연구 철학을 연결시키는 것은 연구자의 각자의 몫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존재론’(Ontology)과 ‘인식론’(Epistemology)에 대한 연구자의 입장은 연구철학 항목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존재론’(Ontology)은 말 그대로 ‘존재의 본성’에 대한 연구이며,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Gray 2014).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존재론’(Ontology)의 가장 대표적인 입장으로는 ‘객관주의’(Objectivism)와 ‘구성주의’(Constructionism)가 있습니다. 전자는 구성원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객관적 존재로 세상을 인식하는 입장이고, 후자는 구성원들의 인식과 행동을 통해 세상이 구성된다고 인식하는 입장입니다.
이 두 입장은 사회과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인식론’(Epistemology)은 어떠한 것을 타당하고 적법한 지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에 대한 입장을 담고 있습니다(Bryman 2012, p. 27). 어떤 것을 지식으로 받아들일 지에 대한 주장은 무궁무진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가장 널리 쓰였던 ‘실증주의’(Positivism)부터 ‘주석주의’(Interpretivism), ‘현실주의’(Realism), ‘비판적 현실주의’(Critical realism), ‘후기 현대주의’(Post-modernism), ‘실용주의’(Pragmatism), ‘경험주의’(Empiricism) 등 다양한 이론들이 연구되어 왔습니다.
‘방법론’(Methodology)는 연구자가 이해하고 있는 사회현상을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말하며 때로는 이론적 배경과 연구철학까지 포함하여 쓰이기도 합니다. 세 가지 개념을 이해하시는 데에 아래 표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Inquiry paradigms in the research methodology and philosophy (Adapted from Punch 2014, pp. 14-15)
방법론을 공부하면서 구체적인 자료수집 과정을 알아보는 것도 어렵지만, ‘인식론’(Epistemology)을 이해하고 이를 ‘Research Design’과 연계하는 데에 상당한 노력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론들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단순하게 도식화하여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과학과 동일시되고 있는 ‘실증주의’(Positivism)의 경우, 사회과학 연구분야로 접목되면서 자연과학분야에서 받아들이는 방법이 매우 다르고, 또 같은 분야라 하더라도 학자마다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Bryman 2012, p.28). 다만, 아래 Saunders et al. (2016)이 도식화 시켜놓은 것처럼 ‘실증주의’(Positivism)의 경우 잘 짜여진 구조의 방법론을 선호하는 만큼, 전형적인 자료수집 방법으로는 조사대상 범위가 큰 양적연구방법이 많이 쓰입니다. ‘주석주의’(Interpretivism)의 경우 보통 소규모의 조사대상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방법을 많이 쓰며, ‘실용주의’(Pragmatism)는 다양한 자료수집방법을 섞어서 사용하고, 실용성을 보다 강조하는 편입니다.

Comparison of research philosophies in business and management research
(Adapted from: Saunders et al. 2016, pp. 136-137)
지금까지 사회과학에서 쓰이는 방법론에 대해 매우 개략적으로 설명드렸습니다.
설명드린 방법론은 ‘Paradigm-driven approach’에 근거한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이는 연구자가 연구철학을 바탕으로 연구질문을 발전시키고 연구 방법을 결정하는 접근방법입니다: paradigm⇒ questions⇒methods( Punch 2014, p.17). 이와 반대로, ‘Pragmatic approach’도 있습니다. 연구 질문을 먼저 세운 뒤에 그에 맞는 연구방법을 찾는 방법입니다: questions⇒methods (Punch 2014, p. 17). 이처럼 연구 방법론은 연구자에게 열려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열린 구조인 만큼 박사생들은 특히 방법론을 고민해보고 심도있게 공부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국 대학에서는 학위 과정 중에 방법론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석사 과정에서도 대부분 최소한 한 과목 이상의 방법론 수업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에서는 방법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고 특히 교육관련 기관에서는 방법론 관련 학점 이수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대학에서는 1+3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1년 동안 방법론을 석사과정으로 공부한 뒤 일정 점수를 받은 학생만 그 다음 박사과정으로 진학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1+3프로그램의 박사생 대부분이 이미 석사학위를 갖고 있지만 석사학위 여부와 상관 없이 방법론 석사를 박사과정의 일부로 강제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1+3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1년 동안 연구철학, 질적 양적 연구 방법론의 세부방법들을 이론적으로 배우고 동시에 직접 실습하여 본 논문을 쓰기 전에 파일럿 스터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실무적이고 실용적인 스킬과 테크닉도 포함이 되어있는데요. 예를 들면, 학회 발표나 포스터 만들기, 연구계획표를 직접 작성하고 논문 비평하기 등 연구자/학자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자질들을 갖추도록 돕는 수업들이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연구에 필요한 기능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도교수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법, 지난한 박사과정 동안 자신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 등, 폭넓게 박사과정에 관련된 이슈들을 다룬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법론 과정을 1년 동안 듣고 나면, ‘앞으로 박사과정 동안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떠한 능력을 길러야 겠구나’가 한 눈에 보이게 됩니다. 사실 쉽지 않은 과정이고 중도 포기하거나 점수 미달로 탈락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정말 잘 짜여진, 탄탄한 학위과정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 과정을 위해서 한국에서 미리 뭘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답을 맞혀야 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공부하려는 분야와 그에 대한 방법론을 연결하는 탄탄한 논리와 ‘구조’(structure)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다양한 ‘참고 문헌’(Reference) 탐독과 창의성이 첨가된다면 금상첨화 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요. 앞서 말씀 드렸지만, 자신의 연구를 ‘Justify’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국에서 하게될 모든 학문과 연구는 오로지 자신만의 영역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평가는 할 수 있지만, 정답을 말해줄 수는 없습니다.
영국이 리서치가 강하다는 소문처럼 이 과정이 까다로워 보이지만, 습득하고나면 다방면으로 연구가가 가능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각자 공부하시는 분야에서, 주제에 맞는 방법과 과정을 잘 찾으시는 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Reference>
Bryman, A. 2012. Social research methods. 4th e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Gray, D. E. 2014. Doing research in the real world. 3rd ed. London: Sage.
Punch, K. F. 2014. Introduction to social research: quantitative & qualitative approaches. 3rd ed. London: Sage.
Saunders, M. et al. 2016. Research methods for business students. 7th ed. Harlow: Pearson.
——————————————————————————
김지희
카디프 대학교 박사과정 중
카디프(Cardiff) 대학교 (MSc)
더람(Durham) 대학교 (MA)
이화여자대학교(BA)
Say International
Tel. 02-6339-8243
sera@sayinternational.co.kr
20F Standard Charterd First Bank Bldg., 47 Gongpyung-Dong, Jongro-Gu